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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택 서울대 교수] 임기 2년차 대통령에게 중요한 일

By 한반도평화만들기    - 26-06-04 16:10    13 vi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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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분주하지만, 선거 다음 날인 4일은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이 대통령 취임 후 지난 1년간 적지 않은 변화가 생겨났다. 무엇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6개월 동안 우리 사회를 뒤엎은 극심한 혼란, 분열과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안정을 회복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할 수 있다. 외교적으로도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하기 어려운 관세와 안보 정책에 대해 비교적 선방했고, 한·일 관계가 개선되는 등 성과도 이뤄냈다. 경제적으로도 어려운 여건에서도 수출액이 증가했고 증권시장은 활황을 보였다. 이런 성과가 이 대통령에 대한 60%대의 높은 지지율로 이어져 왔다. 


하지만 이렇게 된 데에는 외교·경제 등에서의 성과 이외에도 정치적 요인이 함께 작용했다. 우선 지난 1년은 신임 대통령이 누릴 수 있는 정치적 허니문 기간이었고, 계엄선포-탄핵 사건으로 인한 혼란과 불안감의 기억이 남아 있었고, 권력을 넘겨준 뒤에도 윤석열의 어두운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야당도 이 대통령에게 큰 도움을 주었다. 이처럼 지난 1년의 통치가 순조로울 수 있었던 기본 바탕에는 전임 정부의 실패와 혼란, 그리고 무기력한 야당이 있었다. 이 때문에 정치적 어려움이 생길 때마다 대통령이나 여당은 ‘내란청산’을 전가(傳家)의 보도(寶刀)로 활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임기 2년 차에도 이러한 ‘더없이 좋은’ 상황이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번 지방선거를 지켜보면서 흥미롭게 생각된 것은 민주당의 ‘내란청산’ 주장이 더 이상 잘 먹히지 않게 되었다는 점이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선거 유세에서 여러 차례 전가의 보도를 다시 꺼내 휘둘렀지만, 그에 대한 정치적 반향은 이전과 확연히 달랐다. 이번 지방선거를 고비로 ‘윤석열 약발’은 약화했고, 이제부터는 이재명 정부가 본격적인 정치적 평가의 대상이 되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변화이다. 공식 선거 운동이 시작되기 전 민주당은 경북을 제외한 전국의 모든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쉽게 이길 것으로 예상했지만, 선거전이 본격화하자 정치적 상징성이 큰 서울, 부산 등에서 접전 양상을 보이는 것도 그 때문이다. 지방선거 결과가 어떠하든, 2년 차로 접어든 이재명 정부는 더 이상 ‘남 탓’에 의존할 수 없는 변화된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이제부터는 이재명 정부의 성과가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평가로 곧바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에게 부여된 중요한 시대적 과제 중 하나는 위기에 처한 한국 민주주의의 회복이라고 나는 생각해 왔다. 민주화 이후 우리 사회는 두 번의 큰 위기를 겪었는데, 그중 하나는 외환위기였고, 다른 하나는 계엄선포 정국이었다. 김대중 대통령은 초유의 경제위기 상황에서 고통 분담과 통합을 강조하면서 위기를 극복해 냈고, 한국의 경제 체질을 변화시켰다. DJ 리더십에 대한 높은 평가의 이유이다.

이에 비해 민주주의 위기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계엄선포 사건에 대한 책임을 묻는 사법 절차가 진행되고 있지만, 그런 사태를 몰고 온 정치 양극화는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민주당의 다수파 일방주의는 이제 뉴노멀이 되었고, 이 대통령 역시 ‘내 삶과 공동체를 해치는 그들’과 ‘우리’를 나누고 있다. 이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와 관련된 것으로 의심받을 수 있는 무리한 시도가 여러 차례 이뤄졌고, 사법 3법과 함께 사법부의 중립성이나 독립성도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취임 1년 차에는 ‘과거’로 인해 많은 것을 덮고 갈 수 있었겠지만, 이제부터 이러한 무리하고 무모한 시도는 이재명 정부에 대한 부정적 평가로 곧바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임기 2년 차를 맞이하게 된 이 대통령은 통치 스타일에도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대통령이 사회 통합, 경제 양극화 완화, 저출산 해소, 균형발전, 성장동력 마련과 같은 장기적인 국가 발전 과제에 대해 자신의 레거시를 남기겠다고 생각한다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말대로, ‘멀리 내다보며 중요한 일을 보다 깊이 생각하고 공부할 시간의 여유’를 마련하는 일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일상 정책은 총리와 장관에게 맡겨야 하지만, 이 대통령은 이미 많이 지적된 대로 만기친람의 리더십을 보였다. 이 때문에 충분히 검토되지 않은 정책 사안이 불쑥 제안되기도 하고, 불필요한 논란에 대통령이 연루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대통령은 일상적인 업무 처리보다 국가 미래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는지 그 여부에 따라 서로 다른 역사적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리더십 스타일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어느 자리든 2년 차가 되면 지난 1년의 경험으로 인해 업무에 자신감이 붙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로 인해 환경과 조건의 변화에 대한 대응의 예민함이 떨어지기 쉽다. 겸손과 경청이 더욱 중요시되는 임기 2년 차이다.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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