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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비전포럼25] “자강과 연대로 한·미 동맹 유지하며 대중 관계 개선해야”

By 한반도평화만들기    - 26-05-21 09:48    6 vi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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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비전포럼 | 미·중 정상회담 평가와 한국에의 함의


두 번째 방중은 완연히 달랐다.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집권 1기 중국 방문 때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트럼프의 환심을 사려고 애썼다. 한데 이번 2기 방문에선 트럼프가 시진핑의 비위 맞추기에 급급한 모양새였다. 9년 만에 왜 이런 변화가 생겼나. 한중비전포럼은 19일 서울 HSBC 빌딩에서 ‘미·중 정상회담 평가와 한국에의 함의’를 주제로 모임을 가졌다. 


시진핑 성과는 미국의 대만 정책 후퇴 

▶안호영(전 주미대사, 발제) 경남대 석좌교수=트럼프의 5월 방중과 관련, “트럼프는 아첨, 시진핑은 단호”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중 관계는 향후 규범에 기초한 국제질서에 기대기보다 거래 위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강대국 정치의 귀환이다. 이것이 한국에 주는 함의는 세 가지다. 첫째는 우리의 전략적 자율성 확보를 위해 자강과 연대라는 양대 축 건설에 힘써야 한다. 자강을 위해선 기술력과 경제력, 군사력 등 3대 역량을 길러야 한다. 또 유사한 입장(like-minded)의 국가들과 뜻을 같이하는 연대가 절실하다. 둘째는 여전히 대미 외교를 강화해야 한다는 점이다. 미국의 변화에 따라 ‘플랜 B’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지만, 우리의 안보와 경제 등 현실을 고려할 때 ‘플랜 B’의 범위는 제한적이다. 셋째는 원칙에 기초한 대중 관계 강화다. 미·중을 오가는 ‘전략적 모호성’은 한계가 있다. 미국에는 실망을 안기고 중국으로부터도 점수를 따지 못한다. 


▶이왕휘(발제)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의전은 화려했지만 성과는 적었다. 그러나 시진핑이 트럼프보다 더 많은 소득을 얻은 건 분명하다. 시진핑은 트럼프에게 향후 최소 3년 이상 양국 관계를 규정할 새로운 외교적 틀로 ‘건설적 전략 안정 관계’를 제시해 통과시켰다. 트럼프는 중국을 ‘관리 대상’이 아니라 ‘대등한 상대’로 끌어올렸고, 이는 시진핑의 입지를 강화했다. 시진핑의 가장 큰 성과는 미국의 대만 정책 후퇴를 유도한 것이다. 트럼프가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재고하게 함으로써 미국을 쇠퇴하는 국가처럼 보이게 했다. 이는 대만 문제를 절대 양보할 수 없는 핵심 이익으로 주장한 시진핑의 승리로 평가할 수 있다. 만일 트럼프가 대만 무기 수출을 주저한다면 대만을 비롯해 한국과 일본, 필리핀 등 동맹국들의 대미 신뢰는 급속히 약화할 것이다.

▶신정승(전 주중대사, 사회) 동서대 석좌교수=일각에서 ‘알맹이가 없다’는 박한 평가도 내리지만, 미·중이 건설적 전략 안정에 합의해 향후 두 나라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고 세계에 천명한 것은 나름 의미가 크다. 양측 팩트시트를 보면 다른 점이 많아 정말 무엇이 팩트인지 궁금증을 자아내는 부분이 적지 않다. 또 아직 공개되지 않은 내용도 있을 것이다.

트럼프가 김정은 초청 친서 보냈나

▶이희옥 성균관대 정외과 명예교수=우리가 주목할 건 한반도 문제다. 미국 측 팩트시트는 시진핑이 ‘북한 비핵화’를 지지했다고 명시했다. 그러나 중국 측 발표엔 ‘한반도 문제를 논의했다’고만 돼 있다. ‘북한 비핵화’라는 말이 시진핑의 기존 생각과 거리가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확인이 필요하다. 또 최근 트럼프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내 미국으로 초청했다는 첩보가 있는데 이 역시 사실 파악이 중요하다.

▶김진호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올해 대만 문제는 계속 시끄러울 전망이다. 대만은 ‘스펀지’ 같은 존재라 중국이 대만을 강하게 누를수록 대만 민진당의 힘은 약해지고 반대로 국민당은 완충 역할로 지지도 상승의 여지가 생긴다. 대만에 대한 중국의 위협이 전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전쟁이 현실화된다면 대만 여론은 민진당 쪽으로 기울 수 있다.

▶남성욱 숙명여대 석좌교수=올해 예정된 네 차례 미·중 정상회담 중 1라운드는 시진핑이 득점했다. 출국 전 미 대표단이 중국에서 받은 물품을 전부 버리는 사진은 미국의 불쾌감을 그대로 보여준다. 미국이 ‘대만 관계법’을 협상 카드로 꺼냈다는 건 패를 다 내보인 것으로 미국이 ‘갈 데까지 갔다’는 인상을 준다. 시진핑은 투키디데스 함정에 빠지지 말자고 했지만, 미·중은 앞으로 진짜 그 함정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이번 미·중 정상회담을 보며 ‘미국에 과연 대중 정책이 존재하나’라는 의문이 들었다. 특히 대만 무기 판매에 대한 미국의 입장 변화는 우려스럽다. 미국이 향후 동맹국에 대한 방위공약조차 거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는 위험한 선례가 되기 때문이다. 또 트럼프가 북한과 직접 거래하는 ‘코리아 패싱’의 가능성도 이전보다 커졌다.

미·중 함께 관찰하는 두눈박이 필요
▶임성남 전 외교부 차관=미·중 정상회담을 중국의 승리로 보는 시각이 있는데, 이는 단발적 행사 때문이 아니라 수십 년 축적된 미·중 관계의 결과로 봐야 할 것이다. 미국의 상대적 쇠퇴와 중국에 대한 불신이 공존하는 환경에서 우리는 이슈별로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특히 지식인 사회는 미·중 양측을 동시에 정확히 관찰하는 두눈박이가 돼야 한다. 외교적 행보도 신중히 해야 한다. 속도와 방향을 전환할 때는 항공모함처럼 천천히 해야 한다.

▶윤강현 전 주이란 대사=향후 트럼프 행정부 2년 반 동안 미국의 중국 길들이기는 불가능해 보인다. 상황 관리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경제안보에서 견제의 핵심은 수출 통제인데 중국이 희토류를 꽉 쥐고 있다. 미사일 성능을 좌우하는 중희토류는 중국이 거의 전적으로 생산한다. 결국 중국의 협조 없이는 이란전쟁에서 소모한 미국의 핵심 전력 재건이 힘들다는 이야기다.

▶조동호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원장=미·중이 ‘북한 비핵화’에 합의했다는 소식은 의외지만, 이는 물밑에서 많은 일이 진행되고 있다는 방증으로 볼 수도 있다. 북한 경제와 남북 경협 관점에서 봤을 때 향후 미·중 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져도 놀랍지 않다. 올가을이나 겨울께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북한 내부의 심각한 경제 문제는 정치 문제로 인식될 정도다. 그렇기에 북·미 간 빅딜의 가능성도 있다.

▶조병제 전 국립외교원 원장=2024년부터 미·중 대화에서 사라졌던 ‘북한 비핵화’ 용어가 다시 등장한 건 이례적이다. 이것이 단순히 북한 비핵화 논의 재개를 뜻한다고 보기보다는 북핵 문제, 한·미 동맹 등 현안 전체를 거대한 패키지 속에서 한꺼번에 논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플랜 B’를 고민해야 한다.

미국에 ‘린치핀’ 같은 존재 돼야
▶이하경 중앙일보 대기자=시진핑이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거론한 건 자신감의 표현이다. 패권국과 도전국의 정면 충돌 프레임 속에서 우리는 매우 위험한 처지에 있다. 미국이 중국을 상대하면서 대만 문제를 카드화하는 것은 심각한 일이다. 강대국 간 거래에서 힘이 없는 나라는 언제든 희생될 수 있다. 자강의 노력을 기울이고 중견국가들과 연대해야 한다. 한·미동맹을 대전제로 하되, 중국과도 더 잘 지내는 국익 중심의 균형외교가 최선이다.

▶김진표 전 국회의장=미·중은 이제 동등한 입장에서 이야기할 수준의 관계로 진입하고 있다. 한·미 동맹의 성격도 ‘자기 나라는 스스로 지킨다’는 원칙으로 변하고 있다. 또 모든 걸 거래로 보는 트럼프의 성향을 고려할 때 한반도 문제 역시 거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이런 변화의 구도 속에서 우리는 미국의 ‘방산 기술 파트너’가 되는 것처럼 미국 입장에서 볼 때 대체 불가능한 ‘린치핀’ 같은 존재가 돼야 한다.

▶홍석현 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장=미·중 정상의 행보를 보면 중국의 시대가 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그렇다고 미국이 어찌 된 것은 아니다. ‘플랜 B’ 이야기도 나오지만, 그래도 주축은 한·미 동맹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미국만 전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숙고가 필요하다. 연대를 어떻게 할지는 학계와 기업 등 우리 모두 깊이 공부해야 한다. 결국 왕도는 자강이다. 한·미 동맹은 흔들림 없이 유지하되, 중국과의 관계도 단계적으로 개선하는 실용적 경로를 모색해야 한다. 또 거대 담론도 중요하지만 미·중을 동시에 보면서 미시적 접근도 병행해야 한다. 우리에겐 냉정한 균형감과 실리적 외교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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