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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수 미래와가치 회장] 주택은 투기 대상이 아니라 삶의 터전 돼야

By 한반도평화만들기    - 26-03-09 17:44    7 vi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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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의 본질은 투자 상품이 아니라 사람이 살아가는 공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주택 시장은 공급 부족의 여파로 투기적 요소가 상존해왔고, 그 결과 주거 불안은 일상이 되었다. 집을 가진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의 격차는 확대되었고, ‘어디에 사느냐’가 개인의 삶의 질을 넘어 교육과 일자리, 미래의 기회까지 좌우하는 사회가 되었다. 


이러한 현실은 특히 젊은 세대에게 가장 가혹하게 작용하고 있다. 치솟은 전·월세 비용과 불안정한 주거 환경 속에서 많은 청년은 독립조차 쉽지 않은 선택이 되었고, 결혼과 출산은 아예 고려 대상에서 밀려나고 있다. “집이 없어서 결혼을 미룬다”는 말은 더 이상 변명이 아니라 일상이 되었다. 치솟는 주거비 부담을 감당하는 것만으로도 삶이 버거운 상황에서, 청년층 고용률은 올해 1월 들어 5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청년이 가정을 꾸린다는 것은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 되어버렸다.

주거 불안은 개인의 삶을 넘어 사회 전체의 미래를 잠식한다.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선택이 늘어날수록 저출생과 인구 구조의 왜곡은 더욱 심화하고, 그 부담은 다시 다음 세대에게 전가된다. 주택 문제를 개인의 자산 문제로 방치하는 사회에서, 지속 가능한 미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주거 불안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의 문제다. 이제 주택 정책의 출발점을 다시 세워야 할 시점이다.

무엇보다 주택은 투기의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주거는 국민의 기본적인 삶과 직결된 문제이며, 시장 논리만으로 맡겨둘 수 없는 명백한 공공의 영역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동안 주택을 자산 증식의 도구로 방치해 왔고, 그 결과 집을 소유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의 자산 격차는 세대 간 갈등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실거주 중심의 정책 기조를 확립하고, 주택이 투자 수익의 대상이 아니라 안정적인 생활의 기반이라는 점을 정책 전반에 분명히 반영해야 한다.

주택 공급 방식 역시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하다. 공급은 많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어디에’ 공급하느냐다. 실제 수요가 존재하는 지역, 즉 일자리와 교통, 교육과 생활 인프라가 집중된 곳을 중심으로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 그런데도 우리는 상대적으로 수요가 적은 외곽 지역에 공급 실적을 쌓아 왔고, 그 결과는 미분양과 공실, 그리고 도심 집값 상승이라는 이중의 실패였다. 수요를 외면한 공급 정책은 시장을 안정시키지 못한다.

도심 주택 부족의 가장 큰 원인은 재개발·재건축을 둘러싼 과도한 규제와 비효율적인 인허가 구조에 있다. 사업 추진에 수년, 길게는 십수 년이 소요되는 현실 속에서, 공급은 자연스럽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 안전과 공공성은 중요하지만, 그것이 공급 지연의 명분이 되어서는 안 된다. 불확실성과 행정 지연이 주택 공급의 최대 리스크로 작용하는 지금의 구조는 분명히 개선되어야 한다. 인허가 절차는 명확하고 단순하게, 의사결정은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과감한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

아울러 정부는 주택 공급에 대한 명확한 신호를 시장에 보내야 한다. 언제, 어디에, 얼마나 공급할 것인지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수요자의 불안은 커질 수밖에 없다. 주택 공급이 가능한 부지를 선제적으로 지정하고, 선분양을 통해 공급 물량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중장기 공급 계획이 투명하게 공개될 때, 시장은 과도한 기대와 불안을 내려놓고 안정적으로 반응하게 된다. 공급에 대한 신뢰가 없는 상태에서 규제만 강화하는 방식은 한계가 분명하다.

주택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될 수 있는 과제가 아니다. 그러나 방향이 분명하다면 시장은 반응한다. 지금까지의 주택 정책이 반복적으로 실패해 온 이유는 속도가 아니라, 분명한 원칙과 방향성이 부재했기 때문이다. 규제와 처방을 쌓는 소극적 대응에서 벗어나, 주거 안정이라는 본질에 집중한 구조적 해법으로 전환해야 한다.

주택이 다시 ‘사는 곳’이 되는 사회, 집값의 오르내림이 아니라 삶의 안정이 정책의 기준이 되는 사회. 그것이 우리가 지금 이 순간에도 주택 정책을 다시 논의해야 하는 이유이며, 앞으로 반드시 도달해야 할 목표다.


박문수 미래와가치 회장·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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