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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형의 퍼스펙티브] 미토스가 던진 경고, AI 자립이 곧 국가 자립이다

By 한반도평화만들기    - 26-06-29 10:39    7 vi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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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정부가 앤트로픽(Anthro pic)의 최첨단 인공지능(AI) 모델인 미토스5(Mythos 5)와 페이블5(Fable 5)에 대해 외국인 접근을 제한하는 수출 통제 조치를 단행했다. 이 두 가지는 모두 앤트로픽이 지난 9일 공개한 최첨단 사이버 보안 AI인데, 미토스5는 검증된 기관이나 사이버 보안 전문가에게 제공된 모델이고, 페이블5는 일반 사용자에게 공개된 모델이다. 원래 사이버 보안 컨설팅용으로 개발됐지만, 이것들은 스스로 해킹 공격을 할 수 있다고 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상대방을 공격하기 위한 무기로 사용될 수 있게 된다. 


미국은 이들 모델이 국가 안보와 사이버 안보에 직결되는 전략 기술이라고 판단했다. 미국 정부를 공격할 수도 있다고 본 것 같다. 이는 단순한 규제가 아니다. 미국이 처음으로 AI 모델 자체를 반도체나 첨단 무기와 같은 전략 자산으로 규정한 사건이다. 세계는 지금 AI를 둘러싼 새로운 기정학(技政學)의 시대로 들어가고 있다. 기정학이란 기술 중심으로 국가와 사회를 분석하고 미래를 설계한다는 점에서 지정학(地政學)과 차이를 두고 있다.

‘소·부·장’ 중요성 일깨운 아베의 역설
2019년 7월에 일본 정부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에 필요한 핵심 소재의 한국 수출을 제한하겠다고 발표했다. 제조업 공급망에서 긴밀한 협력관계에 있던 일본의 갑작스러운 뒤통수 치기에 한국은 매우 크게 당황했다. 하지만 우리는 곧바로 온 나라가 합심해 위기를 극복하여 일본의 무역 공격을 슬기롭게 막아냈다. 그러면서 소재부품의 자립과 공급망의 다변화에 상당한 성과를 이루고 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 소용돌이를 일으킨 일본에 감사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귀중한 레슨을 준 당시 일본 총리 아베 신조에게 “생큐 아베”라고 외치고 싶다. 일본 덕분에 우리는 소재 부품의 자립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다. 그리고 아무리 우방이라고 해도 언제 뒤통수칠지 모른다는 경각심을 갖게 됐다.

미토스 AI 수출 금지의 충격
과거 국가 경쟁력이 철강과 자동차에 의해 결정됐다면 이후에는 반도체가 핵심이었다. 이제는 AI가 사회와 문화, 경제와 안보, 외교를 좌우하는 새로운 전략 자산이 되고 있다. 이번 미토스 사태는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만약 어느 날 미국의 최첨단 AI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없다면 대한민국은 무엇으로 대응할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우리 정부는 준비하고 있었다. 바로 현 정부가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AI 3강 전략과 소버린 AI 정책이다. 일부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지만, 정부가 옳았다.

AI 3강 전략은 단순한 산업 육성 정책이 아니다. 미국과 중국 중심으로 재편되는 AI 질서 속에서 대한민국이 기술 주권을 확보하기 위한 국가 전략이다.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소버린 AI다. 소버린 AI는 단순히 한국어를 잘하는 AI가 아니다. 우리 사회의 역사와 문화, 법과 제도, 산업 구조를 이해하고 국가가 필요할 때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자주적 AI 역량을 의미한다.

에너지 안보가 중요하듯 AI 안보도 중요하다. 반도체 주권이 중요하듯 AI 주권도 중요하다. 미토스 사태는 AI 주권이 더 이상 추상적 개념이 아니라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 현실적 과제임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 AI를 남의 손에 내주면 국가의 안보까지도 남의 손에 넘겨줘 자주국방을 포기하는 꼴이 된다.

다시 느끼는 소버린 AI 중요성
대한민국이 AI 3강 국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소버린 AI 프로젝트를 성공시켜야 한다. 첫째, 세계 수준의 AI 모델 개발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 미국 빅테크와 동일한 규모의 경쟁으로는 승산이 없다고 본다. 독자적인 대규모 AI 모델을 개발하며 기술적 노하우를 쌓아가면서 실제로 실용화에서는 한국이 장점을 가지는 분야에 특화된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서 한국은 제조업·반도체·바이오·에너지 등 한국이 강점을 가진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산업 특화 AI를 개발할 수 있다.

둘째, 국가 AI 컴퓨팅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 오늘날 AI 경쟁의 핵심은 학습과 추론 능력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국가 AI 컴퓨팅 센터 사업은 이러한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세계 최고 수준의 메모리 반도체 경쟁력을 AI 데이터 센터와 수퍼 컴퓨팅 역량으로 연결해야 한다. 아울러 민간 기업과 외국계 기업이 구상하는 데이터 센터 사업도 필요하다.

셋째, 국가 전략 기술 분야의 인재 양성에 더욱 노력해야 한다. 특히 과학 특성화 대학은 AI 연구를 넘어 국가 AI 전략을 설계하고 정부와 산업계를 연결하는 혁신 플랫폼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소버린 AI 구축 과정에서도 대학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기초 알고리즘 연구, 정보 보안, AI 반도체 개발, 인재 양성, 창업 생태계 조성까지 대학이 국가 혁신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AI를 기반으로 한 창업을 대학이 앞장서서 끌고 가야 한다.

AI 정보보호 교육·연구 강화해야
이번 미토스 사태에서 보듯이 AI 보안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AI 정보보호 교육과 연구를 강화해야 한다. AI 정보보호는 AI 모델에 대한 공격과 AI를 활용한 공격을 주로 말한다. 필자가 총장의 임기를 마무리하면서 아쉬움으로 남는 부분도 바로 여기에 있다. 필자는 몇 년 전부터 정보보안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 분야를 강화하려고 시도했으나 애초 구상만큼 실현하지 못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 좀 더 강하게 밀어붙였어야 했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이라도 AI 정보보안학과를 신설할 수 있게 기초작업을 하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다.

미토스 사태는 우리에게 경고장을 보냈다. 일본이 그랬던 것처럼 미국도 언제 AI로 압박해올지 모른다. 미토스를 이용해 우리 정부의 민감 정보를 들여다볼지 모른다. 우리는 오늘 미토스 사태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몇 년 후에 우리는 “생큐 미토스”라며 회상할 수 있게 해야겠다.

이광형 KAIST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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